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반려동물 수명 연장 치료제를 개발한다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고 주장한 생명과학 기업 '로얄하운드(Loyal Hound)'가 실제와 전혀 무관한 사진을 홍보 이미지로 사용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자사 연구성과나 활동을 뒷받침하는 듯한 이미지가 사실은 전혀 다른 국가의 기관 사진으로 밝혀지면서, 기업 실체에 대한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뉴스1이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로얄하운드가 지난 4월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한 '아시아 10개국 진출' 기사에 자료로 제공한 사진은 로얄하운드의 연구실이 아닌, 러시아 생식세포은행 '리프로방크(Reprobank)'의 연구 장면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진은 리프로방크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이미지로 게시물에는 "남성 정자의 운동성과 질을 분석하는 실험 장면"이라는 설명이 러시아어로 명시돼 있다. 리프로방크는 정액 및 난자 보관, 배아 저장, 생식세포 기증자 선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생식세포 전문 기관이다.

로얄하운드는 지난해 11월에도 언론 보도를 통해 반려동물 질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간 3000만 달러(약 418억 2000만 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연구실과 연구원 사진이 로얄하운드란 설명과 함께 첨부돼 있다. 그러나 확인 결과, 해당 이미지는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코나젠(Conagen)'의 연구실 사진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4월 발표된 '23억 달러(약 3조 2073억 5000만 원) 규모의 중국 공급망 주권 확보 투자' 기사에는 로얄하운드의 상하이 전략 회의 전경이라며 한 사진이 첨부됐다. 하지만 사진 속 화면 문구를 분석한 결과, 로얄하운드 관련 내용이 아닌 '중국 디지털 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쓰여 있다.

로얄하운드의 연구실 모습처럼 기사에 첨부됐지만, 유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사진들도 다수 확인됐다.
이처럼 해외 투자 및 과학 기술력 홍보를 위해 제시한 여러 시각자료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 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허위 홍보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로얄하운드는 반려동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생명과학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며 그간 기술력과 자본, 글로벌 협력 사례를 홍보해 왔다. 그러나 미국수의과대학협회(AAVMC)와의 협력 발표는 공식 부인됐다. 이번에는 이미지 조작 논란까지 더해지며 '거대 자본력을 지닌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라는 주장 전반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행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따르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거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 광고, 기만적 광고 행위는 금지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허위·과장광고는 공정거래위원회 규제 대상이다.
반려동물 바이오 분야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과장된 기술력과 외국 기관과의 협력을 내세워 투자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제품이나 기술의 실체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광고나 보도자료만 보고 섣불리 투자하거나 소비자로 접근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해피펫]